돌아온 탕자, 아버지의 마음
누가복음 15:11–32
[서론: 왜 이 이야기를 들려주셨는가 – 본문 배경]
누가복음 15장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입니다.
특히 11절부터 시작되는 ‘돌아온 탕자’ 비유는
신앙생활을 오래 한 이들에게도 늘 새롭게 다가오는 복음의 핵심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예수님께 가까이 나아오던 세리들과 죄인들,
그리고 그들을 멀리하며 정죄하던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 사이에서 시작됩니다(15:1–2).
바리새인들은 “이 사람이 죄인을 영접하고 음식을 같이 먹는다”고 비난했지만,
예수님은 그들을 향해 **세 가지 잃은 것의 비유(잃은 양, 드라크마, 아들)**를 말씀하십니다.
이 가운데 마지막 비유,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는 가장 길고 자세하며,
잃은 자를 찾고 품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깊이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 속에서 세 인물을 보게 됩니다.
- 떠났던 아들,
- 돌아왔지만 자격 없는 심정으로 엎드린 아들,
- 그를 기다리고 달려나간 아버지.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서 그 은혜를 이해하지 못하는 또 다른 아들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예수님의 마음 속에 담긴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 기다림의 마음을 함께 배우고자 합니다.
[본문 해설과 메시지]
1. 아버지를 떠난 아들 – 자기 뜻대로 살고 싶었던 인간 (11–16절)
“아버지여 재산 중에서 내게 돌아올 분깃을 내게 주소서”(12절)
이 말은 단순한 재산 요구가 아닙니다.
그 시대 문화에서, 아버지가 살아 계신 동안 유산을 요구하는 것은 아버지를 무시하고 죽은 것처럼 여기는 행위였습니다.
즉, “나는 아버지 없이 살겠습니다”는 선언입니다.
그는 아버지의 집을 떠나 먼 나라로 갑니다.
‘먼 나라’는 하나님을 떠난 인생이 가는 자기중심적 삶의 방향을 상징합니다.
거기서 그는 자유롭게 살지만, 그 자유는 곧 방탕함으로 바뀌고,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돼지를 치는 가장 비참한 상태에 이릅니다.
유대인에게 돼지는 부정한 동물입니다.
그런 돼지를 돌보며, 그 먹이를 먹고 싶을 정도로 된다는 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낮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모습은 하나님 없이 자기를 기준으로 살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죄된 본성과 영적 상태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자주 탕자를 보며 손가락질하지만,
사실은 우리 안에도 늘 먼 나라로 향하려는 본성이 있습니다.
2. 회개로 돌아온 아들 – 기억하고 고백하는 용기 (17–21절)
“이에 스스로 돌이켜 이르되…”(17절)
이 구절은 회개의 출발점입니다.
‘스스로 돌이켜’란 말은 단순한 후회가 아니라,
자신의 처지를 인식하고 돌아설 결단을 의미합니다.
그는 자신이 누구였는지 기억합니다.
“내 아버지 집에는 양식이 풍족한 품꾼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합니다.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이 고백은 단지 아버지에게 잘못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죄 지은 존재로서의 겸손한 회개입니다.
그는 아들이 아닌 하인으로라도 받아달라고 말할 정도로
철저하게 낮아진 심령으로 돌아옵니다.
진정한 회개는 변명 없는 고백, 조건 없는 돌아옴입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을 사랑할 수 없지만,
아버지는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믿고 돌아오는 것이 바로 은혜에 대한 신뢰입니다.
3. 기다리며 달려 나가는 아버지 – 하나님의 긍휼 (20–24절)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20절)
아버지는 우연히 본 것이 아닙니다.
그는 매일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모습에서 하나님이 죄인을 기다리시는 마음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를 향해 달려갑니다.
유대 문화에서 어른이 달리는 일은 체면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체면보다 자식의 회복을 먼저 여기는 사랑의 마음으로 달려갑니다.
그는 목을 안고 입을 맞춥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묻지도 않고,
그 모든 더러운 상태 그대로 받아줍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 가장 좋은 옷을 입히고,
-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 발에 신을 신기고,
- 살진 송아지를 잡습니다.
이 모든 행동은 아들이라는 신분의 완전한 회복을 의미합니다.
아버지는 종이 아니라 다시 아들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조건 없이 우리를 회복시키는 은혜입니다.
회개한 사람을 향해, 하나님은 책망보다 회복의 기쁨을 먼저 주시는 분이십니다.
4. 이해하지 못하는 큰아들 – 자기 의에 갇힌 신앙 (25–32절)
큰아들은 아버지 곁에 있었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의무감과 공로 중심의 신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29절)
그의 기준은 ‘내가 얼마나 잘했는가’입니다.
그래서 동생의 회복이 기쁨이 아니라 불공평함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말합니다.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아났고, 잃었다가 얻은 자다.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다.”(32절)
이 말은 바리새인들을 향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율법으로만 판단하고, 은혜를 누리지 못하는 자들,
그들 또한 하나님의 마음을 배우고 변화되어야 함을 말하는 장면입니다.
[묵상과 적용]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아버지의 마음을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 나는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가?
탕자처럼 하나님을 떠나 있지는 않은가?
아니면 큰아들처럼 머물러 있으나
아버지의 기쁨에는 무관심한 신앙은 아닌가?
예수님의 마음은 단지 의로움이나 정결함이 아니라,
잃은 자를 향한 긍휼과 회복의 사랑입니다.
그 마음을 배우는 자는,
다른 사람을 정죄하기보다 돌아오는 자를 기뻐하며 환영할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결론]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에는 진정한 복음이 담겨 있습니다.
죄인이 돌아올 때 기다리며 달려나가 품으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 속에 가득한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오늘도 그 마음을 배우고,
그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자비하신 하나님 아버지,
먼 나라로 향한 우리의 마음을 아시고,
그 길 끝에서 기다리시며 달려오시는 주님의 사랑을 감사합니다.
주님처럼 기다리고, 품고, 회복시키는
아버지의 마음을 배우게 하소서.
오늘도 그 사랑 안에 머물며
다른 이들을 향해 열린 품을 가진 자로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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