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나그네에게 주신 산 소망
베드로전서 1장 1–12절
[서론 : 흩어진 성도들을 향한 편지]
신약성경에 기록된 서신서들 중, 베드로전서는 사도 베드로가 기록한 두 개의 편지 중 첫 번째입니다. 이 편지는 당시 소아시아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던 유대인과 이방인 출신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내졌습니다.
초대교회의 성도들은 믿음을 지킨다는 이유만으로 여러 고난과 박해를 겪어야 했습니다. 신앙 때문에 가족과 떨어지고, 재산을 잃고, 심지어 생명의 위협도 받았습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베드로는 이 서신을 통해 성도들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다시 일깨워 주며, 세상의 고난 속에서도 하늘의 소망을 바라보며 거룩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힘 있게 전합니다.
베드로는 자기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라고 소개하며, 흩어진 나그네로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받은 복과 정체성을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서신의 서두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성도에게 주어진 구원의 복과 산 소망이 무엇인지를 밝히며, 고난 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이유를 보여줍니다.
이 아침, 베드로전서의 첫 부분을 함께 묵상하며 우리가 어떤 복을 받은 사람들인지, 어떤 소망 가운데 살아가야 하는지를 새롭게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본문 배경 : 흩어진 자들에게 임한 복음의 은혜]
본문은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에게 편지를 보낸다고 시작합니다. 이 지역은 오늘날 터키 지역으로, 유대 땅을 떠나 흩어진 디아스포라 성도들과 이방인 성도들이 함께 있는 공동체였습니다.
‘흩어진 나그네’라는 표현은, 그들이 물리적으로는 이 땅에 살고 있지만, 영적으로는 하늘나라를 본향으로 삼는 순례자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세상에 속하지 않았기에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지만, 하나님께 속하였기에 그들은 복된 자들입니다.
이처럼 베드로는 고난과 불확실함 속에서도 산 소망을 붙들고 살아가야 할 이유를 본문에서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본론]
1.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말미암아 산 소망을 얻은 자입니다 (3절)
3절은 복음의 핵심을 담고 있는 구절입니다. “그의 많으신 긍휼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셨으며”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거듭남’은 단순히 윤리적인 변화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거듭남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인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산 소망’이라는 말은 단순한 낙관이나 희망사항이 아니라, 예수님의 부활이라는 확실한 사건 위에 세워진 살아 있는 소망을 말합니다.
이 소망은 죽지 않고, 썩지 않고, 쇠하지 않습니다(4절). 세상의 소망은 무너질 수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소망은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우리가 붙들어야 할 소망은 이 ‘산 소망’입니다. 세상의 현실이 우리를 흔들지라도, 부활하신 주님께 소망을 두면 흔들리지 않습니다.
2. 고난 속에서도 우리를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있습니다 (5절–7절)
5절은 “너희가 말세에 나타내기로 예비하신 구원을 얻기 위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하심을 받았느니라”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하심’입니다. 성도는 고난 가운데 있어도, 하나님의 능력 아래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보호하심은 단지 외적인 안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지킬 수 있도록 붙드시는 은혜를 의미합니다.
베드로는 이어서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으로 말미암아 잠깐 근심하게 되지 않을 수 없으나…”(6절)라고 말합니다. 고난은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잠깐이며, 그 고난을 통해 믿음이 연단되어 결국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될 것이라고 선언합니다(7절).
이것은 고난 자체가 의미 있기 때문이 아니라, 고난을 통해 믿음이 더 견고해지고, 하나님께 영광이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성도는 고난을 통과하며 정금같이 나오게 됩니다. 그렇기에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난을 제거해달라는 기도보다, 고난 속에서 믿음을 지켜달라는 기도입니다.
3. 보지 못하였으나 믿는 자에게 주시는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있습니다 (8절–12절)
8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도다... 믿고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하니”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을 눈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말씀을 통해 주님을 알고, 그분을 사랑하며, 그분을 믿는 사람에게는 세상이 알 수 없는 기쁨이 있습니다.
이 기쁨은 단순한 감정이 아닙니다. 믿음의 결국인 영혼의 구원을 누리는 기쁨입니다.
베드로는 이 구원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강조하기 위해, 예언자들과 천사들조차도 이 복음을 깊이 살펴보기를 원했다고 말합니다(10–12절).
복음은 오래 전부터 준비된 하나님의 계획이며, 지금 이 복음의 은혜를 우리가 누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특권입니다.
[결론 : 우리는 산 소망 가운데 살아가는 나그네입니다]
베드로는 편지의 첫머리에서, 우리가 이 땅에서는 흩어진 나그네일지라도 결코 버림받은 존재가 아님을 선포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미리 아시고 택하셨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하셨으며,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2절 참조).
그리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산 소망을 주셨습니다.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능력으로 지켜 주시고, 믿음으로 말미암은 구원을 주시며,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리게 하십니다.
세상 속에서 신앙을 지키며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필요한 것은 산 소망을 붙드는 믿음입니다.
오늘도 주님의 부활을 기억하며, 세상이 흔들어도 무너지지 않는 소망 가운데 살아가는 하루가 되시길 축복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흩어진 나그네처럼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활의 주님으로 말미암은 산 소망을 주심을 감사합니다.
세상의 소망은 흔들리고 무너지지만,
우리가 믿는 주님의 소망은 살아 있고 영원합니다.
고난이 다가와도 믿음을 지키며,
하나님의 능력 안에 보호받는 은혜를 누리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도 흔들리지 않는 소망을 붙들고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살아가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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